안녕하세요, 페아르입니다. 부산 전시회, 이번에 방문한 전시는 템플 오브 템포라는 공간에서 열렸습니다.
마치 누군가의 오래된 보물 창고를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는데 작가가 담담히 풀어낸 1년간의 혼란과 방황, 그리고 그 끝에서 찾은 새로운 시작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전시였습니다.
보물 창고를 발견한 시간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그림들과 사진들 사이에는 ‘나 이런 시간을 보냈어’라고 말하는 작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이 전시는 완벽하게 정돈되거나 화려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날 것 그대로의 모습과 작가 자신이 가장 진솔한 순간을 꺼내 놓은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작가는 15년간 그림을 그려왔지만 지난 1년 동안은 단 하나의 작품도 완성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유를 꼽자면 많겠지만 “남들을 위해 작업을 해왔다”는 작가의 고백은 마음 한구석을 찡하게 만들었습니다. 그가 느꼈던 부담감, 사명감, 사랑 받은 만큼 돌려주고자 했던 의무감이 작품 속에서 은은히 전해졌습니다.
일상 속에서 찾은 아름다움
작가는 이제 자신을 위한 작업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일상 속 아주 작은 순간들을 담아내는 일이었습니다. 전시 속 사진과 그림들에는 평범한 하루의 조각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한 장의 사진에 비친 따뜻한 햇빛, 사소한 풍경 속에서 발견한 아름다움, 작가의 마음을 닮은 고요한 색들.
어쩌면 이 전시는 우리에게 “너의 일상도 충분히 아름다워”라고 말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가 진심을 담아 차곡차곡 쌓아 올린 선과 빛이 작은 위로처럼 느껴졌습니다. 눈에 띄게 화려하지 않아도 평범한 순간들이 더없이 특별해질 수 있다는 것을 작품들이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솔직했던 전시
작가가 이 전시를 준비하며 느꼈던 불안함과 두려움이 고스란히 전해져서인지 저도 마음 한구석이 아릿해졌습니다. 이번 전시는 이전의 개인전과 다르게 작가에게 가장 혼란스럽고 부끄러운 모습을 담아낸 전시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진솔함 덕분에 이 전시가 가장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작가는 작품들을 통해 자신이 지나온 혼란스러운 시간들에 진심으로 사과하며 동시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솔직하게 마음을 꺼내 놓는 용기가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앞으로도 이 마음들을 기억하며 나아가겠다고 했습니다. 이 전시는 작가의 삶과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자신만의 보물창고를 열어 보여줬던 것처럼 저도 일상 속에서 작은 아름다움들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템플 오브 템포라는 아늑한 공간에서 만난 이번 이야기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작은 순간들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하루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다음에도 마음 따뜻해지는 전시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블로그 방문은 항상 감사합니다:)
전시명 | 여역 개인전 《사과》
전시기간 | 2024.11.15(금) – 2024.12.15(일)
운영시간 | 매일 12:00-21:00
전시정보 | https://www.instagram.com/p/DCNsSEyTvd3/?utm_source=ig_web_copy_link&igsh=MzRlODBiNWFlZA==
관람료 | 무료
주소 | 부산 부산진구 동성로 35 1층 벤처 : 템플 오브 템포
네이버지도 | https://naver.me/FNuJy2ty
벤처 : 템플 오브 템포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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