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페아르입니다.
오늘은 부산 금정구에 있는 스페이스포포 갤러리에서 진행 중인 Marknsol 작가의 개인전 <시간을 결빙하는 사진>을 다녀온 후기를 전달 드리겠습니다.
요즘 프리랜서가 아닌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어서 머릿속이 복잡한데 잠깐의 사진전으로 회복하며 마음의 여유를 되찾은 감상과 느낌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얼음 속에 멈춘 사물들
갤러리 공간 자체가 고요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마치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얼음 속에 갇힌 사물들이 사진 안에서 빛나고 각 사진마다 작가의 기억 속 사물이 가진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작가의 작업 방식은 독특하면서도 간단했습니다. 사물을 얼음 속에 가둬 그 상태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인데, 이 단순한 과정 속에서 놀라운 표현력이 느껴졌습니다. 얼음이 만들어내는 굴절과 질감이 작품 속 사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마음에 남은 작품은 얼음 속 포크였습니다. 정말 정말 어렸던 유치원 때, 유치원에서 주워 온 포크가 갑자기 생각나더라고요. 작가는 “얼음과 사진은 멈춰진 시간”이라 말했는데, 그 말이 작품을 통해 그대로 전달되었습니다.
기억을 담아내는 예술
Marknsol 작가의 작품은 얼음 속에 갇힌 사물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얼음이라는 매개체가 가진 ‘멈춤’과 ‘시간의 경계’라는 상징을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각자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작품 하나하나를 보며 저도 자연스럽게 저만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된 것처럼. 얼음 안의 사물로 끝나는 게 아닌 보는 이와 작가의 기억이 교차하는 지점이 있다는 게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작가노트 중에 “사물을 보며 자신의 기억을 소환하고, 그 기억을 얼음 속에 담는다.”라는 말이 예쁘고 신기한 사진이 아니라 개인적인 감정을 담는 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전시장 속 소소한 디테일
스페이스포포 갤러리는 작은 공간이지만 작품이 돋보이도록 조명을 세심히 배치한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딱 작품 자체에만 집중해서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 공간이 되어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가 작업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던 건 사진을 통한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얼음 속에 기억을 결빙 해 저장하는 행위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나에게도 필요한 기억
이번 전시는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내가 기억해야 할 것들은 뭘까?’하는 생각을 가지게 했습니다.
요즘 디자이너로서 맡은 프로젝트와 일들이 많아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Marknsol 작가의 사진은 저를 과거의 기억 속으로 데려가서 얼음처럼 차갑지만 어딘가 따뜻하고 이런 때도 있었지 하는 평온한 마음을 가지게 해주었습니다.
시간은 끊임없이 흘러가지만 얼음 속에 멈춘 찰나의 순간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현재를 더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Marknsol 작가의 <시간을 결빙하는 사진>은 마음속 기억까지 건드리는 전시였습니다.
부산 금정구의 사진 갤러리에서 여러분도 멈춘 시간 속에 잠시 머물며 자신만의 기억을 떠올려 보시는 건 어떨까요?
오늘도 블로그 방문은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 전시 이야기도 기대 해주세요:)
전시명 | Marknsol <시간을 결빙하는 사진>
전시기간 | 2024.11.21(목) – 2024.12.01(일)
운영시간 | 화-일 11:00-18:00 (월요일 휴무)
전시정보 | https://www.instagram.com/p/DCeR1cNPqk_/?utm_source=ig_web_copy_link&igsh=MzRlODBiNWFlZA==
관람료 | 무료
주소 | 부산 금정구 금정로 79 3층 스페이스포포
네이버지도 | https://naver.me/xpWQwD0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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