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전시회 | 김은주 개인전 《그려보다》 부산 해운대 달맞이길 힐탑프라자 4층 맥화랑에서
안녕하세요, 페아르입니다. 날이 유난히 맑고 투명했던 오후에 찾은 달맞이길 부산 전시회 맥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김은주 작가의 개인전 ‘그려보다’를 찾았습니다.
제가 방문한 날이 작가와의 만남이 있던 날이라 갤러리 한쪽은 작가님이 다른 분들과 계셔서 조용히 작품만 감상하며 온 기억이 있네요. 정적 속에서도 힘 있는 선들이 공간을 압도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번 전시는 김은주 작가가 30년 넘게 연필 한 자루로 그려온 시간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마주하는 자리였습니다.
연필 한 자루로 그려온 시간
1965년 부산에서 태어나 자란 김은주 작가는 오랜 세월 종이 위에 연필로만 작업을 이어왔다고 합니다. 초기 작품에서는 날카로운 선과 강렬한 인체 표현을 통해 작가가 세상에 던지고 싶었던 질문들과 저항이 엿보였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 시절의 에너지와는 또 다른 보다 묵직하고 차분한 울림을 주는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작가는 인체를 넘어 자연으로 시선을 돌렸고 이후 파도, 바람, 이파리 같은 소재가 화면을 채웠습니다.
특히 반복적으로 쌓아 올린 연필 선들은 빛의 각도에 따라 미묘하게 흔들리며 보는 이의 감각을 일깨웠습니다. 작품 속 형상은 그리는 행위 자체에 집중한 결과물이었습니다.
선을 통해 들여다본 수행과 울림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속에는 단순한 반복을 넘어서는 강렬한 에너지가 느껴졌습니다. 흰 종이 위로 겹겹이 쌓인 선들은 마치 한 사람의 내면을 투명하게 비춰주고 있었습니다.
김은주 작가의 수행같은 이 작업은 매일 반복되는 노동 집약적인 행위 속에서 작가는 자신을 비우고 선을 긋는 행위와 하나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 과정은 작품을 보는 저에게도 묘한 정화와 평화를 안겨주었습니다.
여백 속에서 빛나는 형상
전시의 또 다른 매력은 여백의 활용이었습니다. 작품 속 선들은 화면을 꽉 채우는 대신 공간과 대조를 이루며 독특한 미감을 만들어냈습니다.
‘파도’를 표현한 작품에서는 선들이 겹치며 만들어낸 질감이 바다의 움직임을 생생히 떠올리게 했습니다. 하지만 그 생동감은 과장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담백한 연필 선이 주는 단순함 덕분에 보고 있는 제가 작품 앞에서 저만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려보다’라는 전시 제목처럼 김은주 작가는 인생과 자연, 내면의 풍경을 끊임없이 ‘그려보는’ 여정을 이어왔습니다. 그 여정의 결과물인 이번 전시는 작가의 시간을 함께 느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갤러리를 나오면서 종이 위에 남겨진 수많은 선들처럼 나의 삶도 작고 큰 순간들이 겹쳐져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전시는 보는 이로 하여금 선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달까지 하는 전시니까 부산 해운대 달맞이길을 가신다면 평온한 맥화랑에서 연필 선이 빚어낸 독특한 울림을 직접 느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럼 오늘 블로그 방문도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전시명 | 김은주 개인전 《그려보다》
전시기간 | 2024.12.04(수) – 2024.12.31(화)
운영시간 | 10:30-18:30 (일,월 휴무)
전시정보 | https://www.instagram.com/p/DC0gG7ASAcJ/?utm_source=ig_web_copy_link&igsh=MzRlODBiNWFlZA==
관람료 | 무료
주소 |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117번나길 162 맥화랑
네이버지도 | https://naver.me/F6mpypMD
맥화랑 : 네이버
방문자리뷰 5 · 블로그리뷰 168
m.place.naver.com